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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트 회사 직원의 사심 가득한 소비의 기록

에디터 G의 영수증 | 폰트 때문에 샀다?

에디터 G의 영수증 | 폰트 때문에 샀다?

〈에디터 G의 영수증〉은 폰트 회사에 다니는 것만으로도 모자라 다른 폰트 회사 굿즈에까지 지갑을 여는,
폰트 디자이너 겸 에디터 G의 애정과 집착 사이를 오가는 소비 일지입니다.


[Intro] 에디터 G의 영수증: 시작하며
안녕하세요, 에디터 G입니다. 이번에는 제 소장품 중 "순전히 폰트가 마음에 들어서 샀다"고 말할 수 있는 아이템들을 가져왔습니다. 저는 평소에 물건을 살 때 타이포그래피를 정말 유심히 살펴보는 편인데요. 아무리 예쁜 물건이라도 들어간 폰트나 조판이 아쉬우면 선뜻 마음이 가지 않고, 반대로 폰트가 근사하면 오직 그 하나 때문에 지갑을 열곤 합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타이포그래피가 인상적으로 쓰인 에코백이나 패키지, 출판물들에 자주 눈길이 머물곤 하죠. 글자가 주는 매력에 끌려 제 공간에 모이게 된 소소한 아이템 3가지, 지금부터 하나씩 보여드리겠습니다!

영수증 아이템 #1: 클래식한 폰트로 표현한 아이덴티티

London Review of Books Tote

📌 London Review of Books Tote

🧾 에디터 G의 코멘트
저는 자타공인 ‘토트백 광인’이라 여행을 가는 곳마다 그 지역의 에코백이나 토트백을 꼭 사 오곤 합니다. 특히 문학의 도시 런던에는 던트 북스(Daunt Books)나 노팅힐 북샵(The Notting Hill Bookshop)의 에코백처럼 한국인들에게도 유독 사랑받는 에코백들이 참 많은데요. 그중에서도 저의 원픽은 단연 이 런던 리뷰 오브 북스(London Review of Books) 토트백입니다.

이 가방은 옆면 폭이 넓고 입체적인 형태라, 사면에 타이포그래피를 시원시원하게 배치한 게 가장 큰 매력이에요. 여기에 쓰인 서체는 바로 「Caslon」이라는 역사적이고 클래식한 라틴 폰트입니다. 18세기 영국의 서체 디자이너 윌리엄 캐슬론(William Caslon)이 만든 서체로, 특유의 따뜻하면서도 품격 있는 인상 덕분에 오랫동안 영미권 문학 및 비평지에서 두루 사랑받아 왔죠. 토트백 위에 얹힌 담백한 세리프 폰트의 형태감을 보고 있으면,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런던의 고즈넉한 서점 거리를 거니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 LRB 토트백에 사용된 폰트는?



영수증 아이템 #2: 브랜드의 감도를 만드는 산세리프

Glossier Balm Dotcom

📌 Glossier Balm Dotcom

🧾 에디터 G의 코멘트
저는 글로벌 뷰티 브랜드 글로시에(Glossier)의 오랜 팬으로, 브랜드 초창기부터 거의 모든 제품을 모았을 정도인데요. 주변 지인들에게도 이 립밤을 정말 많이 선물했습니다. 이 립밤 패키지에 사용된 폰트가 바로 스위스 파운드리 라인투(Lineto)의 「Circular」입니다.

「Circular」는 모던 지오메트릭 산스(Geometric Sans)를 대표하는 폰트 중 하나로, 라인투의 대표 폰트이기도 합니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형태에 특유의 친근한 인상을 갖고 있어, 글로시에의 미니멀하면서도 유쾌한 브랜드 이미지와도 잘 어울립니다. 제품을 볼 때마다 폰트 하나가 브랜드의 인상을 얼마나 크게 좌우하는지 새삼 느끼게 되기도 하죠.

덧붙여, 라인투가 산돌구름에 입점해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널리 알려진 Circular는 아쉽게도 만나볼 수 없지만, 라인투 특유의 개성이 잘 드러나는 다양한 폰트를 산돌구름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특히 산돌구름을 위해 엄선한 라인업에는 현재 라인투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판매하지 않는 폰트도 포함되어 있으니, 라인투의 폰트를 좋아한다면 한 번 둘러보세요!
✅ 라인투의 감도 높은 폰트



영수증 아이템 #3: 폰트의 매력을 가장 잘 보여주는 매체

누타입 팬그램 북

📌 누타입 팬그램 북 Pangram Book

🧾 에디터 G의 코멘트
폰트 때문에 산 아이템에 누타입의 작품이 빠질 수 없죠! 최근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에 선정되기도 한 누타입의 《팬그램 북 Pangram Book》은 책 자체가 「NU 시야」 폰트의 조형적 매력을 최상으로 끌어올린 하나의 예술품입니다. 보라색과 오렌지라는 과감하고 감각적인 컬러 대비, 그리고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큼직하게 조판된 폰트가 시각적으로 도드라지는 레이아웃 구조는 폰트 디자이너뿐만 아니라 누구에게나 소장 가치가 충분합니다.
✅ 누타입 팬그램 북에 사용된 폰트는?




오늘의 영수증, 어떠셨나요? 폰트가 마음에 들어 샀던 작은 아이템들이 모여 제 일상의 공간과 취향을 채워주고 있습니다. 단순한 소품 같아 보여도 그 안에 담긴 타이포그래피를 들여다보는 일은 언제나 즐겁네요.

다음에도 폰트 디자이너의 사심이 듬뿍 담긴 소비의 기록으로 찾아오겠습니다.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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