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18일 올해로 세 번째를 맞이한 산돌 사이시옷: 타입 컨퍼런스 탐구하는 사람들이 진행되었습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시간을 들여 쌓아온 생각과 경험을 나누고, 탐구해온 결과를 공유하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세션마다 진행된 Q&A에는 참석자들의 적극적인 관심이 고스란히 드러났습니다. 총 200건이 넘는 질문이 쏟아질 만큼, 현장은 탐구의 열기로 가득했는데요.
미처 다루지 못한 인사이트 넘치는 질문들도 많았습니다. 산돌은 행사 이후 연사분들께 다시 한번 질문을 드려, 현장에서 이어지지 못했던 이야기와 생각들을 들어보았습니다.
산돌 타입 디자이너 장가석
― Q1: 「SD 초양」은 원전에 기반해 현대적으로 재해석된 폰트라고 말씀하셨는데요.
과거의 것을 참고하되, '어디까지가 참고'이고 '어디서부터가 나만의 해석'인지를 구분하는 기준이 있으셨나요?
참 어려운 질문인데 제가 뭔가 연구해서 논문을 써야 할 것 같네요. 사실 구분하는 기준에 대해서 지금도 계속 고민하고 있습니다. 「SD 초양」같은 경우에는 폰트 디자이너의 감각으로 원전 글자에서 느껴진 부담과 매력 사이의 미묘한 경계에 있는 부분을 이해하려 했습니다. 이 글자들이 왜 그렇게 만들어졌는지, 활자의 의도와 구조적 맥락을 먼저 이해한 뒤, 조형적으로 너무 과하지 않게 또 전체적인 디자인의 통일성과 균형을 기준으로 정도를 조정해 「SD 초양」만의 개성이 드러나도록 만들고자 했습니다. 원전에서 확실히 부담스럽게 느껴졌던 부분은 과감하게 보완하려고 했습니다.
저보다 훨씬 많이 공부하신 분들도 많으실 텐데, 과연 내가 이런 기준이나 프로세스를 만들어도 되는 걸까? 하는 고민이 있었거든요. 이런 프로세스는 다소 주관적일 수도 있지만, 폰트 디자이너로서 이런 시도야말로 새로운 결과를 만들어내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